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모스크바서 민족 갈등 격화..곳곳 충돌

칼.몽둥이 무장 러' 민족주의자와 소수 민족 맞붙어 

경찰 "30여명 부상, 1천여명 연행"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인 프로축구팬 청년이 남부 캅카스 지역 출신 청년에 살해당한 사건으로 촉발된 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소수 민족 간 갈등이 대규모 혼란 사태로 치닫고 있다.

앞서 11일 크렘린 궁 인근에서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의 폭력 시위가 벌어져 수십명이 부상한 데 이어 15일에도 시내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해 최소 30여명이 부상하고 1천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 시내는 '폭동의 도시'를 방불케 했다. 시내 여러 곳에서 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소수민족 출신 청년들이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양측은 칼과 몽둥이, 가스총, 전기충격기 등으로 무장하고 시내로 몰려나와 서로 공격했다. 

정확한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치안관계자를 인용, 약 30명이 부상했으며 이중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충돌이 예상되는 시내 주요 지역에는 3천명 이상의 경찰과 대(對) 테러부대 요원들이 배치돼 싸움을 벌이는 청년들을 연행하고 수상한 사람들을 검문 검색했다. 일부 언론은 모스크바 지역 경찰의 치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인근 모스크바주(州)의 경찰이 모스크바 시내로 이동 배치됐다고 전했다. 

최악의 충돌이 발생한 지역은 모스크바 시내 서쪽 '키예프 역' 역사 주변이었다. 며칠 전부터 이 지역에서 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소수민족 청년들이 각각 집회를 열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에 치안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역사 주변에 대규모 병력과 장갑차까지 배치하고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경찰과 특수 부대원들은 모두 테러 진압용 헬멧을 쓰고 곤봉과 방패로 무장했다. 

오후 5시께부터 역사 주변으로 민족주의자들과 소수민족 청년들이 모여들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민족주의자들은 "러시아인이여 나가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변의 소수민족 출신들을 공격했다. 

칼과 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카프카스 지역 청년들도 이들에 대항해 역공을 폈다. 곳곳에서 산발적 충돌이 벌어지면서 혼란이 벌어지자 주변 상점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대부분이 청년인 수백 명의 민족주의자는 대열을 지어 구호를 외치며 시내 쪽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양옆을 따라가며 난동을 부리는 시위 참가자들을 즉각 연행했다. 

모스크바 경찰청 공보실장 빅토르 비류코프는 키예프 역사 주변에서만 420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크렘린 궁 인근 지역을 포함한 모스크바 시내의 다른 지역과 러시아 내 다른 도시들에서도 크고 작은 시위와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15일 밤 8시30분(현지시각) 현재 모스크바에서 과격 시위를 벌인 청년 약 1천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시내 전역과 지하철 역 등에서 1천20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체포된 자들로부터 200자루의 칼과 7개의 호신용 총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마네슈 광장에서는 약 5천명의 민족주의자들과 축구팬들이 모스크바 출신의 동료 축구팬이 집단 패싸움 과정에서 캅카스 출신 청년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30여명이 부상하고 60여명이 체포됐다. 

이후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주의자들의 테러가 이어져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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