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美 모든 외교관, 시골 부족장까지 만나라"

클린턴 국무 '21세기 두번째 10년' 맞아 新외교정책 발표

'힘'보다 '스마트파워' 강조 불법자금 조정관도 신설


미 정부가 15일 외교관과 민간의 역량을 결합해 미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강화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외교의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했다.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어 첫 '4개년 외교·개발 검토 보고서'(QDDR) 내용을 소개하고, 직원들과 토론을 벌였다. QDDR은 국방부의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클린턴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 외교의 장·단기적 과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해왔다.

이날 발표된 QDDR는 우선 '스마트 파워'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군사력과 경제제재 등 '하드 파워' 외교와 정치·외교·문화적 접근 등 '소프트 파워' 외교를 다양하게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의 국가 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고 21세기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외교관과 개발분야 전문가들을 미국 외교의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며 "이런 노력은 민간의 힘을 통해서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대민 접촉을 모든 외교관의 의무로 하는 새로운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전략을 규정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언론 기고에서 "21세기 외교관은 해당국 외교부 담당자를 상대할 뿐 아니라 시골의 부족 원로도 만나야 하며, 줄무늬 양복 정장뿐 아니라 카고팬츠(일명 건빵바지)도 입어야 한다"는 표현으로 이를 설명했다.

QDDR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를 '세계 최고의 개발 원조 기구'로 키워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국제개발 프로그램인 농업지원 프로그램 '피드 더 퓨처'와 보건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헬스 이니셔티브'의 운영 책임과 권한을 USAID에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국무부 내에 제재 및 불법자금 담당 특별조정관을 신설해 과격 테러단체와 불량국가의 불법 자금망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하고, 분쟁 지역 내 민간인 보호대책을 전담할 차관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클린턴의 QDDR 구상은 기본적으로 '힘'을 앞세웠던 지난 부시 정부(공화당)의 외교정책과 단절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의 새 의회에서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내정된 공화당의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이 '국무부 및 해외원조 예산 삭감'을 공언하고 있어, QDDR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